봉삼(鳳蔘, Bong-sam)
약재명으로는 백선피(白鮮皮)라고 불리는 백선(白鮮, Dictamnus dasycarpus)이라는 식물의 뿌리를 지칭합니다. 예로부터 그 효능이 신비롭다고 알려져 마치 전설 속 봉황이 깃든 삼(蔘)과 같다고 하여 '봉황삼'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습니다.
▶ 학명 : Dictamnus dasycarpus Turcz.
▶ 분류 : 운향과(Rutaceae) 백선속(Dictamnus)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.
▶ 서식지 : 전역의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, 특히 석회암 지대에서 자생.
▶ 수확 시기 : 주로 가을철, 3년 이상 된 뿌리를 약용으로 채취.
1. 봉삼의 형태적 특징
▶ 크기 : 줄기는 약 50cm~1m, 곧고 직립함.
▶ 줄기 : 끈끈한 액체를 분비하는 작은 선점(샘점)이 많음.→ 햇빛이 강한 날, 휘발성 물질 증발로 불꽃이 일기도 함 (백선피불꽃현상).
▶ 잎 : 잎은 어긋나게(互生) 달리며, 하나의 잎자루에 여러 개의 작은 잎이 달리는 깃꼴겹잎(羽狀複葉) 형태. 톱니가 있는 달걀형 또는 타원형 소엽. 향기 있음.
▶ 꽃 : 5월에서 6월경에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(總狀花序)로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의 꽃이 모여 피며, 꽃잎은 5개이며, 수술은 10개. 꽃잎에는 가느다란 줄무늬가 있는 경우가 많아 아름다움.
▶ 열매 : 열매는 둥근 삭과(蒴果) 형태로, 익으면 다섯 갈래로 갈라지면서 그 안에 검은색 씨앗 생성.
▶ 뿌리 (약용 부위 - 백선피)
▪ 두껍고 길며 원기둥 모양.
▪ 겉껍질은 코르크질로 두껍고, 흰색 또는 연한 황백색을 띠며, 불규칙하고 세로로 된 굵은 주름과 잔뿌리 자국이 특징.
▪ 내부는 노란색 또는 회황색을 띠고 단단함.
▪ 특유의 강한 향이 나며, 맛은 쓰고 약간의 매운맛이 있음.
2. 봉삼의 생태적 특징
▶ 서식 환경
▪ 주로 산지의 양지바른 비탈이나 들판, 숲 가장자리 등 햇볕이 잘 드는 곳.
▪ 특히 석회암 지대나 토양이 깊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발견.
▪ 건조한 환경에도 비교적 강함.
▶ 분포 :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생. 동아시아 지역에도 분포.
▶ 번식 : 주로 씨앗을 통해 번식. 뿌리에서도 개체가 나올 수 있는 다년생 식물.
▶ 생장 주기 : 봄에 새싹이 돋아나 여름에 꽃을 피우고, 가을에 열매를 맺어 씨앗을 퍼뜨린 후 겨울에는 지상부가 말라 죽고 뿌리만 땅속에서 월동.
▶ 천연 방어 메커니즘
▪ 줄기와 잎, 뿌리에서 나는 독특하고 강한 향은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일종의 방어 메커니즘.
▪ 선점에서 나오는 휘발성 물질 역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.
3. 봉삼의 성분
▶ 알칼로이드 (Alkaloids)
▪ 딕탐닌 (Dictamnine) : 백선피의 대표적인 알칼로이드 성분. 이 성분은 동시에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주된 원인 물질 중 하나로 지목.
▪ 스키미아닌 (Skimmianine) : 딕탐닌과 함께 백선피의 주요 알칼로이드 중 하나.
▪ 감마-아가로푸린 (γ-fagarine), 콜린 (Choline) 등.
▶ 쿠마린 (Coumarins)
▪ 프라크시넬론 (Fraxinellone) : 백선피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쿠마린 유도체.
▪ 이스오프라크시넬론 (Isofraxinellone)
▪ 백선피에틸에테르 (Dictamnus ethyl ether)
▶ 플라보노이드 (Flavonoids) : 루틴 (Rutin), 퀘르세틴 (Quercetin) 등 다양한 플라보노이드 성분들이 함유.
▶ 리모노이드 (Limonoids) : 일부 연구에서는 백선피에서 리모노이드 계열 성분이 발견.
▶ 정유 성분 (Essential Oils) : 백선 특유의 향기를 내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.
4. 봉삼의 효능
▶ 전통 한의학에서 알려진 효능 (동의보감 등)
=> 한의학에서는 백선피를 맛은 쓰고 성질은 차가우며, 폐경(肺經), 비경(脾經), 위경(胃經)으로 작용.
▪ 청열해독 (淸熱解毒) : 몸속의 열을 내리고 독소를 제거하는 효능.
-> 감염으로 인한 발열, 염증성 질환에 응용.
▪ 제습해독 (除濕解毒) : 습열(濕熱)로 인한 피부 질환을 개선하는 효능.
-> 습진, 아토피성 피부염, 두드러기, 피부 가려움증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 사용. ‘백선'이라는 이름 자체가 피부를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를 내포.
▪ 거풍습 (祛風濕) : 풍(風)과 습(濕)으로 인한 통증과 마비를 없애는 효능.
-> 류머티즘성 관절염, 신경통 등 근골격계 통증에 보조적으로 사용.
▪ 살충 (殺蟲) : 기생충 제거 효능 -> 옴 등 피부 기생충 질환에도 활용.
▪ 기타 : 황달, 간염 등에 대한 효능도 언급, 현대에는 간독성 위험으로 인해 함부로 사용되지 않음.
▶ 현대 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지는 효능
▪ 항염증 작용 : 백선피 추출물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 모델에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. 이는 피부 질환 개선 효능과도 연관.
▪ 항알레르기 및 면역 조절 작용 : 아토피성 피부염, 천식 등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하는 효과.
▪ 항균 및 항진균 작용 : 백선피 추출물이 다양한 세균(예: 포도상구균)과 진균(예: 무좀균)에 대한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.
▪ 항암 작용 : 일부 암세포주(예: 백혈병 세포, 간암 세포)에 대해 세포 증식 억제 및 사멸 유도 효과를 보였다는 시험관 내(in vitro) 연구 결과 (초기 단계의 연구)
▪ 해독 및 간 보호 : 전통적으로 해독 작용이 언급 (사용에 매우 신중)
5. 봉삼의 주의사항 및 부작용
▶ 간독성(肝毒性) 위험 :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절대 섭취해서는 안됨.
▶ 신장독성 :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보고.
▶ 광과민 반응 : 일부 사람에게는 햇빛에 대한 피부 반응(광과민성 피부염). 복용 중 햇빛 노출에 주의.
▶ 소화기계 부작용 : 메스꺼움, 구토, 설사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유발.
▶ 임산부 및 어린이는 복용 금지 : 임산부, 수유부와 어린이는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으므로 복용 금지.
▶ 약물 상호작용 :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.
▶ 과대광고 주의 : '만병통치약'처럼 과장된 효능을 내세워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, 불법적인 판매나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.
6. 봉삼의 섭취 방법
▶ 탕약 (달여 마시기)
▪ 방법 : 깨끗이 손질한 봉삼을 물에 넣고 약불로 1~2시간 달임.
▪ 복용 : 하루 1~3회 나눠 마심.
▪ 주의 : 과다 복용 시 간독성 위험 → 전문가 지시 용량 필수.
▶ 담금주 (술로 담그기)
▪ 방법 : 잘 손질하고 건조한 봉삼(백선피)을 유리병에 넣고, 소주(30 ~ 35도)를 부어 밀봉.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서 3개월 ~ 6개월 이상 숙성.
▪ 복용 : 숙성된 술을 소량(소주잔 기준 1잔 이내)씩 복용.
▪ 주의 : 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절대 금물.
▶ 가루 (환 또는 차)
▪ 방법 : 건조 봉삼을 곱게 갈아 가루로 섭취
▪ 활용 : 꿀과 섞어 환 형태, 또는 물에 타서 차처럼 마심
▪ 주의 : 흡수 빠름 → 복용량 철저히 관리
▶ 봉삼탕 또는 백숙 : 닭백숙이나 오리백숙을 할 때 삼계탕용 인삼 대신 사용. 고기의 잡내를 줄이고 건강한 향을 더해줌
▶ 외용 (피부 사용)
▪ 방법 : 봉삼 달인 물을 피부에 바르거나 목욕물에 첨가
▪ 효능 : 전통적으로 습진, 아토피, 가려움증 개선에 활용
▪ 주의 : 알레르기 및 광과민 반응 가능성 → 사전 테스트 필수 / 햇빛 피하기
▶ 재차 강조하는 안전 수칙 : 용량 엄수 / 복용 기간 제한 / 몸의 반응 관찰 / 신뢰할 수 있는 출처
7. 봉삼(백선피) 손질 방법
▶ 흙 제거
▪ 채취하거나 구입한 봉삼(백선피) 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솔이나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냄. 너무 세게 문지르거나 오래 물에 담가두면 약성분이 손실될 수 있으니 주의. 잔뿌리나 가는 뿌리도 꼼꼼히 씻어줌.
▶ 껍질 벗기기 (선택 사항)
▪ 백선피는 '흰 껍질'이라는 뜻으로, 뿌리의 껍질을 벗겨 약재로 사용. 칼이나 필러를 사용하여 겉껍질을 조심스럽게 벗겨냄.
▪ 껍질을 벗기기 전 미지근한 물에 살짝 불리면 좀 더 쉽게 벗길 수 있음.
▪ 주의 :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손에 묻은 진액이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광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,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.
▶ 적당한 크기로 자르기
▪ 건조와 보관, 그리고 나중에 달이거나 활용하기 편리하도록 적당한 크기(예: 5~10cm 길이)로 잘라줌. 두꺼운 뿌리는 쪼개야 건조 시간을 단축.
▶ 세척 및 건조
▪ 손질이 끝난 봉삼을 다시 한번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냄
▪ 햇볕에 말리기 :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널어 완전히 건조. 중간에 뒤집어주어 골고루 마르도록 관리.
▪ 건조기 사용 : 식품 건조기를 저온(40~50도)으로 설정하여 건조하면 더 빠르고 균일하게 말릴 수 있음.
▪ 완전 건조가 중요 : 봉삼 뿌리 내부까지 완전히 건조되어야 곰팡이가 생기거나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음. 손으로 부러뜨렸을 때 '뚝' 소리가 나며 부러질 정도로 건조.
8. 봉삼(백선피) 보관 방법
▶ 밀폐 용기 또는 비닐팩 : 완전히 건조된 봉삼은 습기나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밀폐 가능한 용기나 지퍼백에 넣어 보관.
▶ 서늘하고 건조한 곳 : 직사광선을 피하고, 서늘하고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.
▶ 냉장 또는 냉동 보관 (장기 보관 시)
▪ 냉장 보관 : 대량으로 손질했을 경우, 밀폐하여 냉장고에 보관하면 비교적 장기간 신선도를 유지.
▪ 냉동 보관 : 장기간 보관이 필요할 경우, 완전히 건조된 봉삼을 밀폐하여 냉동 보관하면 약효 성분 손실을 최소화.
▶ 곰팡이 및 변질 확인 : 보관 중 주기적으로 봉삼의 상태를 확인하여 곰팡이가 피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색깔이 변하는 등 변질의 징후가 없는지 확인.
9. 『동의보감(東醫寶鑑)』에 기록된 백선피(白鮮皮)
▶ 약성(藥性)
▪ 성미(性味) : "맛은 쓰고[苦] 성질은 차다[寒]. 독이 있다[有毒]."
-> '차다(寒)'는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음을, '쓰다(苦)'는 해독, 건조 등의 효능을 의미. 독성(有毒)이 있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음.
▪ 귀경(歸經) : "비(脾)와 위(胃)에 들어간다." (일부 다른 문헌에서는 폐(肺)와 소장(小腸)으로도 보기도 합니다.)
-> 약효가 주로 작용하는 장부(臟腑)를 의미.
▶ 주요 효능 및 주치(主治)
▪ 해열 및 해독 : "열독(熱毒)으로 인한 황달(黃疸)과 온학(溫瘧)을 치료한다." (온학은 열을 동반한 학질, 즉 말라리아와 유사한 증상을 의미)
▪ 피부 질환
-> "풍열(風熱)로 인한 습비(濕痺)와 가려움증을 치료한다." (습비는 관절통이나 마비 증상)
-> "모든 나병(癩病, 당시의 피부병 통칭, 현대의 한센병과는 다름)과 옴, 창선(瘡癬, 부스럼이나 버짐), 악창(惡瘡) 등을 낫게 한다."
-> 특히, 피부를 희게[白] 한다는 이름처럼 다양한 피부 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강조.
▪ 거풍습(祛風濕) : "풍습(風濕)으로 인한 사지(四肢)의 저림과 통증을 없앤다."
▪ 지통(止痛) : "통증을 멎게 한다."
▪ 기타 : "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[利小便], 일체의 충을 죽인다[殺諸蟲]."
10. 다른 전통 기록에서의 언급
▶ 『향약집성방(鄕藥集成方)』 (조선 초 세종 때 편찬) : 백선피의 약성과 효능에 대해 『동의보감』과 유사하게 언급하며, 피부병 치료에 자주 사용.
▶ 『의방유취(醫方類聚)』 (조선 초 세종 때 편찬) : 다양한 의학 서적의 내용을 집대성한 백과사전식 의서로, 백선피가 포함된 여러 처방과 그 효능에 대한 기록.
11. 봉삼과 인삼의 차이점
구분 | 봉삼 (봉황삼, 백선피) | 인삼 (Ginseng) |
정식 학명 | Dictamnus dasycarpus (백선) | Panax ginseng (고려인삼) |
과(科) 분류 | 운향과(Rutaceae) | 두릅나무과(Araliaceae) |
뿌리 형태 | 굵고 긴 원기둥 모양. 겉껍질이 흰색/황백색 코르크질이고 세로 주름이 많음. | 사람 형상과 유사한 굵은 몸통과 잔뿌리. 다양한 형태 존재. |
주요 성분 | 알칼로이드 (딕탐닌, 스키미아닌 등), 쿠마린, 플라보노이드 등 | 사포닌 (진세노사이드), 폴리아세틸렌, 다당체 등 |
주요 효능 (전통적) | 해열, 해독, 피부 질환 개선 (습진, 아토피, 가려움증 등), 소염, 살충 | 기력 보충, 피로 회복, 면역력 증진, 자양강장, 혈액 순환 개선, 항산화 |
섭취 시 주의점 |
간독성 위험이 매우 높음. 과다 복용 및 장기 복용 시 간 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.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 필요. | 과량 섭취 시 열감, 불면 등 부작용 가능성 있으나, 독성은 낮아 비교적 안전하게 장기 복용 가능. 체질에 따라 다름. |
맛과 성질 | 쓰고 차가움 | 약간 쓰고 달며 따뜻함 |
일반적 인식 |
민간에서 '봉황삼'이라 불리며 신비하고 강한 효능(특히 항암)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음. | '만병통치약'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, 보편적으로 건강 증진에 효과적인 약재로 인식. |
재배/자생 | 주로 산지에서 자생. | 주로 재배(수확까지 수년 소요). 야생 산삼은 매우 희귀함. |
판매 형태 | 건조된 뿌리껍질 (백선피) 형태가 일반적. 민간에서 뿌리째 유통되기도 함. | 수삼, 홍삼, 건삼, 흑삼 등 다양한 가공 형태로 유통. |
봉삼은 대단한 화려함은 없지만, 그 억센 뿌리는 사람들에게 힘을 줍니다. 몸이 지쳤을 때, 마음이 허할 때. 짙은 뿌리 향이 코끝을 감싸고, 마른 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봉삼차 한 잔으로 스스로를 다독여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.